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큰딸과 어머니(빚 갚게 돈 달라는 어머니)

by 에비안 2021. 10. 29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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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모에게 칭찬받아서 뭐하게?


엄마의 뻔한 레파토리
"내가 너 잘못 키웠다."


엄마는 젊을 적 일을 해서 집에 돈을 가져다주었다.
그래서 그런지, 나에게도 집의 빚을 어느정도 갚아야 한다고 하셨다.
그러나 나는 갚지 않을 생각이다.
내가 본 바, 집에 돈을 가져다 주고 엄마가 얻은 것은 동생들의 대학졸업 그리고 짧은 가방끈, 그로 인한 가난, 억울함이기 때문이다.
엄마가 번 돈으로 삼촌들은 학교를 무사히 졸업했고 안정적인 직장을 가졌다.
엄마는 짧은 가방끈으로 아르바이트 인생이었다.
삼촌들이 엄마의 공을 알까? 전혀였다. 엄마도 그런 걸 말하지 않고, 엄마 돈을 받았던 할머니도 엄마의 공을 이야기하지 않았다. 아. 무. 도. 엄마를 인정하지 않았다.

이러한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면서 결심했다. 절대 돈을 주지 않겠다고. 내 돈이 엄마한테 가는 순간 나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인 '한'이 생길 것임을 깨달았다.

<마인드셋>
1. 돈을 준다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.
- 소비는 줄지 않을 것이다. 내 돈은 먼지처럼 공중에 흩뿌려질 것이다.
2. 돈= 내 삶
- 돈을 준다는 건 그동안 일한만큼의 내 세월을 주는 것이다.
3. 돈을 주어도 관계는 안 좋다.
- 엄마와의 관계가 악화될까봐 돈을 주지 않는다? 돈을 주어도 관계는 악화된다. 왜냐? 나는 짜증이 나있고 돈을 받은 엄마는 돌려줄 마음이 점점 사라질 것이니까!(내가 널 키웠으니 이정도는 안 갚아도 돼!라는 논리)
4. 어차피 거절은 1번은 해야 한다.
- 돈달라고 처음이 쉽지 한번 하면 계속 하게 된다. 착하고 나쁘고를 떠나서 만만한 상대에게 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. 어차피 결국엔 거절하게 된다. 이왕 거절할 것 지금 하자!

엄마와 큰 딸의 관계는 유별나다.
큰딸은 엄마의 힘듦을 가장 이해해주는 존재이면서도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만만한 존재이기도 하다.
그렇다고 엄마가 책임감 없이 나를 키운 건 아니다. 많은 고생을 하고 최선을 다해 키워주셨다.
그런 엄마를 이해하지만, 그 감정과 아픔이 나에게 전염되는 것을 허용하기엔 나의 인생이 너무 짧고 소중하다.

20대가 지나간 지금에서야 나는 어느정도 감정적 독립을 한 상태이다.
엄마와의 여러 번의 트러블, 그때마다 생기는 나의 생각들이 지금의 상태를 만들어주었다.
만약 나 같은 경우라면, 어차피 겪어야 하는 과정이니 겁먹지 말고 부딪히자!

p.s 나는 엄마가 되면 그냥 주기만 하는 존재이고 싶다.
상처주는 말 대신 응원의 말을 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.
힘들고 각박한 세상에서 내 품이라도 안길 곳이 되어 주고 싶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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